지난
목요일 오후 네시쯤 저희 집이 있는 지역에 말 그대로 미친듯한 비바람이 들이닥쳤습니다. 마치 물대포를 쏘는 듯한 위세에 놀라 창문 옆에 서 있던
저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설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투산에 살면서 그런 강력한 비바람은 처음 경험한 듯 합니다. 어느 정도 빗줄기가 약해졌을 때 바깥에 나가 보니 여러 집들
앞에 선 나무들이 부러지고, 심지어 여러 집들은 뿌리 채 뽑혀 있었습니다. 다음 날 로컬 뉴스는 이스트 지역에 “micro
storm”이 불었고 저희 집 맞은 편 아파트 같은 경우 50피트나 되는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쓰러져 건물이 훼손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 난리 덕분에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정전이 된 채 지냈습니다.
전기가
나가니 촛불과 손전등을 켜고 하루 저녁을 지냈습니다.
더 길어지면 힘들었겠지만 그 정도는 오히려 낭만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선교지에서 느꼈었던 자연 속의 순간도 연상되었습니다. 정전이 아니면 분주했을 저녁 시간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성경은
“너희는 잠깐 손을 멈추고 내가 하나님인줄 알아라.. ” (시. 46:10) 라고 선포합니다. 스스로 생산형 인간임을 확인하기 전에는 쉬지 못하고 자신의
가치를 찾지 못하는 저희들에게도 하나님은 동일한 말씀을 하십니다.
“잠깐 손을 멈추고…”.
사느라 분주해서 옆을 볼 수도, 위를 볼 수도 없이 단지 아래와 앞만
보고 사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종종
어떤 분들의 간증이나 글을 보면 하나님이 강권적으로 쉬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건강을 상실해서, 사고로
인해 그들의 계획에 없는 “쉼”이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런 “쉼”
속에 비로소 위를 보고 옆을 보았다는 이야기에 공감하지만, 그러기 전에 하나님을
향해 잠잠히 향하는 시간들을 결심하면 좋겠습니다. 참빛 식구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지금 할 최고의 일은 고개를 들어 하나님을 향하고, 옆을 보며
걸음 속도를 늦추는 일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