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부활주일 맞이하기 한 주 전은 종려주일입니다. 죽으심으로 세상을 죄에서 구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시던 모습을 기억하는 주일입니다. 거기에 모여든 사람들은 예수를 향해 환호하며 “호산나”를 외쳤습니다. 구원자시라고
예수를 향해 그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5일 후, 그들의 기대에 못미친 예수를 사형에 처하기로 작정했습니다. 로마총독이던 빌라도가 사형 집행을 명했으나,
그렇게 하게 등을 떠민 이들은 호산나를 외쳤던 군중들과 그 배후에 힘으로 작용한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 모든 일을 주님은 아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미 십자가에 대한 갈등과 고통의 시간이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종려 주일의 클라이막스는 예루살렘 입성도, 호산나를 외치던 군중들도, 십자가 형집행도 아니었습니다. 그 클라이막스는 겟세마네의 기도였습니다. 주님은 그 “고난의
잔”을 마심으로 아버지의 뜻에 하나가 되셨습니다.
아버지의 뜻은 세상 구원이었고, 아들은 그 뜻을 사랑과 순종으로 따르셨습니다. 그 순종의 결심과 순종 이전의 “괴로워 죽을 지경”까지 이르렀던 고통의 시간이 겟세마네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 시간을 이기셨습니다.
우리에게도 각자의 겟세마네가 있습니다. 아버지 뜻을 알고 따라야 함을 알지만 댓가가 너무 크고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순간들입니다. 그러나
그 때 그 동산에서 기도하시며 아버지 뜻대로 될 것을 구하신 예수님이 함께 하심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우리 신앙의 클라이맥스는 승리의 순간이 아니라 승리로 가기
위해 반드시 엎드려야 하는 겟세마네에서의 시간입니다. 참빛 가족들마다 겟세마네의 승리를 경험하는 아름답고 힘있는 신앙경험 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