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11-23 12:16
인도네시아 김봉환 박보애 선교사님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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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환 목사님과 투산참빛교회 성도님들께
먼저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박경환 담임목사님과 각 가정교회들과 교회에 속한 모든 성도님들 가정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느 나라나 먹고사는 것 때문에 아우성인 것을 보면서 가끔 (저 자신을 포함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득이 늘어나면 살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줄어들어야 할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모순. 우리나라가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것, 그리고 몇 년 후에는 서너 계단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은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은 말입니다. 그런데 왜 점점 살기가 어려워진다고 아우성일까요? 돈을 다스리기 이전에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이 모순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도네시아는 정말 말이 아닙니다. 지난 10월 1일에 한 번에 기름 값을 평균 126%나 올렸습니다. 모든 물가도 그에 따라 급등하고 있고요. 그 충격이란..... 이럴 땐 아우성을 칠만 하지요. 이런 조치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오직 인도네시아나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내년 1월에 또 올린다는 소문이 돌아 석유가 인상으로 폭발한 1998년의 폭동이 일어났던 분위기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라마단: 10월 5일부터 라마단(금식월 = 이슬람교에서 1년에 한 번 한 달 간 낮 동안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달)이 시작되어 11월 3, 4일에 끝납니다. 오늘이 끝나는 날인데 마지막 이틀은 가장 큰 명절입니다. 우리의 추석처럼 모두 부모 형제들을 찾아서 며칠씩 버스나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갑니다. 이것은 이슬람교의 계율이기 때문에 아주 경건하고 엄격하게 지켜집니다. 하루 종일 물도 안 마시고 굶다가 저녁을 먹은 후 예배당에 가서 예배를 드립니다. 어떤 사람은 침도 삼키지 않습니다. 초등학생들도 따라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전 세계 12억 무슬림들이 함께 똑같이 금식을 하니 그 속에 가공할 에너지가 응축되고 하나로 단결하는 원동력이 될 수밖에 없지요. 이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기억은 우리들이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를 잊지 못하듯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며 (우리와 신앙은 다르지만) 그들의 신앙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라마단은 이슬람 율법의 한 조항인데 그것을 그렇게 철저히 지키는 것을 보면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우리가 복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지만 그리스도인들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기본적인 것들이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우리는 율법과 예수님 말씀을 몸으로 지키는 일에 소홀하지는 않은가?”하는 물음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폐하지 않으시고 완성하신 율법 중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핍박 당하는 교회: 최근 몇 년 전부터 이슬람 강경보수파의 테러와 교회에 대한 핍박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가 살면서 주로 사역하고 있는 서부 자바에서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37개의 교회들(교회 건축허가가 나지 않아 건물을 임대하여 예배처로 사용하던 교회들)이 폐쇄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종교의 자유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법률상 교회 건축이 거의 불가능하고 예배는 허가받은 장소에서만 드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이슬람교도 어린이 3명을 초대한 주일학교 교사가 3년형을 언도받기도 했습니다. 여기저기서 폐쇄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커다란 변화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사건들을 발단으로 교회를 자유롭게 짓지 못하게 하는 법률의 폐지를 주장하는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긴장이 고조되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눌리고 당하기만 한 기독교 측에서 이 법률의 폐지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교회를 자유롭게 지을 수 있게 된다면 아마 순식간에 수백, 수천 개의 교회가 지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이고 인도네시아는 전국적으로 종교전쟁에 휩싸이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더 이상 종교 간의 대결로 서로 죽고 죽이는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 하나님께서 강하게 역사하셔서 복음을 보다 자유롭게 전할 수 있게 되도록 기도가 요청됩니다.
마약 우울증 전인치료소: 지난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11월 말이나 12월 초 쯤에는 1단계 공사가 끝날 것 같습니다. 일단 30여명 정도 수용시설을 갖추고, 몇 년 간 운영하면서 시설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그때 추가로 공사하려고 합니다. 건축자재가 급등하는 바람에 건축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었지만 하나님께서 시시때때로 채워주셔서 큰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몇 천 불 더 들여야겠지만 금년 내에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하고,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치유되고 보람된 삶을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은혜양재기술학교: 7월 4일부터 시작하여 현재 6명의 학생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등록신청을 했지만 아직 허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단 등록 진행 중이면 시작해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속히 허가가 나올 수 있도록 기도가 요청됩니다. 그리고 이 일의 속성상 한 군데서 오래 해야 하는데 현재 임대로 있어서 계약기간이 끝나면 옮기든지 임대료를 요구하는 대로 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남은 숙제는 적절한 건물을 하나 마련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과정이 잘 운영되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집: 집 임대계약이 만료되어가면서 집을 찾던 중 살던 집에서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연장하여 한동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저희가 선교사로 나온 지 15년째인데 그 동안 9번을 이사했습니다. 영원한 집까지 가려면 몇 번이나 더 옮겨 다녀야 할지..... 이 집은 낡았고 자주 수리해야 하는 별로 좋은 집은 아니지만 살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고 이사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라서 그냥 연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느닷없이 집주인에게 빚을 주고 못받은 사람이 나타나 시끄럽게 하여 좀 신경이 쓰입니다. 거기에 대해 집주인에게 항의하자 집주인은 이미 받은 집세를 돌려줄 테니 집을 비워달라고 합니다. 임대계약을 연장한 것이 법적으로 하자는 전혀 없지만 인도네시아는 미국이나 한국처럼 법과 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고 때로는 어거지가 더 잘 통하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인지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집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특별히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 선교편지를 10월 말 경에 다 써놓고 갑자기 이 일이 터지는 바람에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보냅니다.
투산참빛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교회소개에서 사람들의 이름이 먼저 나오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세워졌다고 하는 것, 소유를 목적으로 재정을 사용하기 보다는 먼저 사람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하는 것, 가정교회 시스템 등이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분명한 복음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소개하는 교회를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늘 기도와 헌금으로 후원해주시고 더구나 아내 박보애 선교사에게 자동차를 마련해 주시겠다고 하시니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불편한 왼쪽 다리로 스틱차를 운전하게 하는 것이 저로서는 늘 미안하여 조그만 자동운전 차를 하나 마련해주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는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투산참빛교회로 하여금 마음껏 선교하고 봉사할 수 있도록 교회와 성도들에게 풍성하게 채워 주실 줄 믿으며, 저희의 작은 사역들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 그리고 사람을 살리는 열매로 나타나기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신실하신 주님의 은혜가 성도들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시는 목사님과 목자님들, 그리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도록 말없이 헌신하는 모든 성도님들의 가정에 항상 함께 하시고 각 가정의 어려운 문제들이나 목적한 바가 은혜 중에 해결되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하면서... 또 소식 드리겠습니다.
2005년 11월 21일
인도네시아에서
김봉환 박보애 선교사 올림.
전화/Fax: 62-22-2010306 이메일: bandungkim@hanmail.net
주소: P.O. Box 8003 BDPP, Bandung 40151,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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