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4-17 09:06
인도네시아 김봉환 선교사입니다.(4/18/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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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빛교회와 위클리프 가정교회에 올립니다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우기와 건기의 중간기인 요즈음에는 보통 비가 조금 내리다가 그치곤 하는데 지금은 제법 많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비만 오면 선교사로 나와서 차 없이 지내던 몇 년 동안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곤 합니다.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비를 맞고 들어와 감기가 걸렸던 일, 지나가는 차가 튀기고 간 진흙탕을 뒤집어쓰고 욕을 해댔던 일, 한인들 모임에 갔다가 밤 늦게 끝났는데 다 자기 차를 타고 가버리고 우리만 남아 앙꼿(8인승 봉고차를 개조해 만든 시내버스)은 끊어져 택시를 기다리는데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차는 오지 않고….
살기에 불편한 것은 그래도 견디기가 나았지만 더 힘들었던 일은 차가 없으니 왠지 얼마 되지도 않는 한인들이 우리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교제권에서 멀어지고, 가끔 “선교사가 어떻게 차도 없느냐?”면서 무시하는 식으로 말하는 현지인 목사님들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3년이 지나 가까스로 중고차를 하나 구입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아내가 왼쪽 다리가 골절되는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그 일로 한국으로 들어가 반 년 이상 치료를 받아야 했고,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토매틱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고급차를 제외하고는 오토매틱 자동차가 흔치 않아 그러기도 어려웠습니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그래도 보통차들 중에도 오토매틱 자동차가 나오기 시작하여 아내가 사용할 오토매틱 자동차를 하나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기도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별로 숙기가 없어서 여기저기 손도 못 내밀고 그저 기도만 하고 있었지요.
투산참빛교회와 위클리프가정교회에서 어려운 중에도 이렇게 헌금을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넉넉한 교회나 개인이 큰 어려움 없이 헌금을 해주셔도 감사한 일이지만, 모두들 어려운 중에 반년 이상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헌금이라 더 소중하고 감사함을 넘어 엄숙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사는 것도 어려운데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쓰여지기를 기도하면서 거기서 따로 떼어내는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미어집니다.
조그만 가게를 하시면서, 다른 사람 머리를 손질해 주면서, 먼 직장을 오가면서, 웨트리스를 해가면서, 주님이 원하시는 꼭 필요한 일에 쓰이기를 기도하면서 3년 동안이나 정성껏 모아 놓은 귀중한 옥합 같은 것을 내어놓고, 자녀들 비싼 학비도 감당하기 어려운데도 아깝다 않고 내놓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려운 마음으로 정말 선교 잘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이 일을 위해 동분서주하신 분도 계시고 목사님께서도 적극 도와주셔서 이렇게 소중한 자동차 헌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한 가정 한 가정과 투산참빛교회를 생각하면서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주님의 은혜와 평안이 임하시고 늘 함께 하시기를 위해 조용히 기도했습니다. 앞으로도 항상 그렇게 기도 올릴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리고 이 차가 주님을 위해서, 또 주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되도록 하겠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김봉환 선교사 올림.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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