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9-02 12:55
노숙자 사역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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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최형규
조회 : 1,401  
이 웅 형제님으로부터 짧게 사역 후기를 부탁 받고 나서 참 오랫동안 고심하다가 이렇게 자판을 두드려 봅니다. 사람됨됨이가 천박하여 이런 글을 써도 되나 싶으면서도 성령의 도우심에 의지해서 몇 자 적습니다.

7시 50분. 현장에 노숙자들에게 대접할 음식 재료들을 실어서 도착해 보니, 성실함으로 꾸준히 봉사하시던 자매 두 분(실명을 밝히진 않겠습니다)께서 발을 동동 구르고 계셨습니다. 몇몇 함께 일하시던 분들이 사정상 그날 오시지 못했는데, \'사람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테가 난다\'고, 그분들이 평소 빛도 이름도 없이 해 오시던 일들에 공백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7월 말부터 봉사를 시작한 터라, 아는 것은 없지만, 그냥 기도로 그날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제 답답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는지라, 나어리지만 볼 때마다 성숙해지는 것이 눈에 감사함으로 보이는 친구들을 그 날도 어김없이 보내주셨습니다. 이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언제나 저에겐 즐거움입니다. \'구김없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곳곳에 옹이가 가득한 제 거친 마음에도 봄이 찾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 개강이 되어 UA의 CCC에서도 노숙자 사역에 관심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어김없이... 부실한 주방보조(접니다) 탓에 노숙인들의 팬케익 독촉은 계속되었고, 바나나는 부실한 운전수(이것도 접니다) 덕에 턱없이 부족했지만, 주린 배를 채우고, 한 손에 먹을 것들 들고 나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추석 연휴에 내려와 정신없는 며칠을 함께 보낸 뒤 자식들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시는 부모님의 심정을 생각해 봅니다.

\'측은지심\'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공맹은, \'仁\'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까지 이야기했고, 예수님께서도 배고픈 백성들을 보고 \'민망히 여기셨음\'을 생각한다면, 노숙인들을 바라보며 제 마음에 떠오르는 여러 복잡한 감정들은 같은 공기를 숨쉬는 그들에게 같은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의무\'라기 보다는 제자된 우리들안의 그들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자연스런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많은 친구들이 토요일 아침 8시에 노숙자 사역에 함께 하고 싶다고 자원해 오는 것을 보면서 이곳이 참빛교회가 \'내 가정교회, 내 교회, 우리 모임...\'의 메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동력을 제공하는 변화의 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몇몇 친구들은 아침 잠 때문에 못 나온다며 미안하다고 난색을 표하곤 하는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아침에 반드시 깨워드립니다. 일어날 때까지 계속 전화합니다. 저 한 번 한다면 정말 하는 사람입니다. 걱정하시지 마시고, 나오시겠다는 굳은 결의를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저에게 증명만 해 주십시오.

토요일 아침 모든 창문을 열고 달리면서 맞는 투산의 아침공기의 청량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봉사 후에 나누는 아침 식사의 풍요로움으로 여러분께 손짓 합니다. \"이리로 와서 우리를 도우라!\"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1-14 14:44)

박성준 05-09-02 18:12
 
누구나 늦잠자고 싶은 토요일 아침에
노숙자 사역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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