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8-20 14:46
니콰라과, 떼꽈나메 선교지 (박성도 선교사님) 8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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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건석
조회 : 1,382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니카라과 사역지를 다녀왔습니다. 산호세에서 버스를 타면 갈 때는 내리막이라서 11시간, 돌아올 때는 13시간이 걸리는 먼 길입니다. 단기선교팀과의 사역을 마치고 보름 만에 돌아 온 집에는 마당 귀퉁이에 심어 둔 호박이 생각지도 않은 첫 열매를 달고 있어 심신이 지친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땅이 좋지 않아 덩쿨도 풍성히 뻗지 못하고 이파리도 누런 데다 매일 같이 비가 오니 호박이 열리기는 글렀고, 호박꽃 구경이나 해야겠단 제 성급한 판단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2,30년 뒤의 먼 훗날, 아직도 생명이 있어 선교현장을 다시 찾았을 때 지금 우리가 씨를 뿌리고 있는 이 척박한 땅에 이처럼 예기치 못했던 탐스런 열매들이 얼굴을 내밀면 얼마나 기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지난 6월말부터 단기선교팀들이 코스타리카와 니카라과 사역에 동참하셔서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스타리카에는 어부들의교회(남재신목사)와 미시간한인장로교회(박선진목사) 선교팀이 해발 3840미터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치리뽀 인디오 교회들을 방문하여 어린이 사역과 섬김 사역, 건축 사역을 했습니다. 두 교회가 다 이번이 첫 방문인데 최선을 다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작스레 오게 된 어부교회 팀들의 구성원이 초신자, 세 살짜리 여아가 포함된데다 인솔하시는 남 목사님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하여 사실 저희 부부는 적잖히 염려했습니다. 미리 준비도 안한 이런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치리뽀 가려면 열깨나 받겠다 했습니다. 예상을 깨고 청년들은 순종적이었으며 초신자지만 헌신적으로 봉사하였고 치리뽀 최연소 방문자인 세 살짜리도, 편찮으신 목사님도 모두 무사히 사역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미시간한인장로교회 선교팀은 예순이 넘은 장로님 권사님들이 초행임에도 불구하고 치리뽀 제2교회까지 거뜬히 다녀왔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강을 건너야 하는 지름길을 두고 다리를 건너는 먼 길로 돌아갔다 왔으니 고생이 두 배는 더 되었을 겁니다. 험한 산길을 미끄러지고 자빠지며 콩죽 같은 땀을 흘리며 죽을 힘을 다하여 걷는 동안,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 지시고 골고다 길을 걸어가신 예수님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감지할 수 있었음이 큰 은혜였다고 고백하는 권사님 집사님, 더 이상은 도저히 한 발자욱도 더 내디딜 수 없을 것 같은 육체적 한계를 믿음으로 극복하신 장로님, 묵묵히 함께 해 준 집사님들과 학생들, 메모리 카드며 백 팩이며 아낌없이 주고 가신 박 목사님과 뭐라도 선교사 가정에 도움이 되게 하려고 애 쓰시는 허 장로님 박 권사님의 따뜻한 정이 가슴을 울컥하게 합니다. 
 
  산 길을 걸을 당시는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다가도 떠나고 나면 못내 그리워진다는 치리뽀는 문명세계와 동떨어진 첩첩산중, 끝도 없이 이어지는 푸른 능선, 막대기로 치면 금방이라도 후두둑 떨어져 내릴 것만 같은 사과 만한 별들,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 소리 새 소리 벌레 소리...... 발 아래 밟힐 듯 산골짝에 하얗게 널린 안개, 원시적 자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치리뽀 사람들의 선한 눈빛과 이곳에서도 전해지는 하나님의 사랑이 다시금 치리뽀를 찾게하는 마력이 아닌가 합니다.
 
  2. 성약장로교회(심호섭목사)가 올해 처음 니카라과 사역에 동참했습니다. 목회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는 마나과 신학교를 알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신학적 기반을 갖추지 못한 목회자 교회들을 방문하여 사역을 지원했습니다.
마나과 시내, 모모똠보, 떼꽈나메, 라 빠스 센트로 지역에서 어린이 사역과 의료사역을 했습니다. 여러 지역 중에도 라 빠스 센트로 지체 장애자 학교에서 한 의료 사역은 두고 두고 잊지 못 할 기억입니다. 9개월 짜리 여아가 설사병을 앓아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에다 오똑한 코가 있어야 할 자리엔 두 개의 구멍만 있고, 윗 입술은 형체도 없이 세모 모양의 활짝 열린 큰 구멍이 입을 대신하고 있어 사람의 얼굴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통역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절실한 심정으로 찾아오는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음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올해로 5년째 동역하는 뉴욕교회(김은철목사)팀은 선교지의 형편에 달통하여 물심양면으로 완벽한 사역 준비를 해 옵니다. 마나과, 에스뗄리, 떼과나메등 교인수 3,40명을 헤아리는 작은 교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중단된 지붕 공사, 부족한 의자 구입, 창틀을 하라고 헌금 했습니다. 또 중병에 걸린 에스뗄리 교회의 목사 사모님 병원비를 도와 주었습니다. 저희도 낯 설고 물 선데다 말까지 선 이방 나라에서 후원 교회 하나없이 맨손으로 시작했던 선교초기의 힘겨웠던 시절을 겪어 봤기에 이런 도움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을 압니다.
  각 사역팀들의 헌신적인 봉사는 바라보기만 해도 큰 은혜였습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나는 무더운 날씨에 사흘 간 하루 8시간을 꼬박 서서 미용 사역을 하신 예순이 넘으신 김 권사님과 곁에서 말없이 도와주시던 또래의 집사님들, 올해 처음 시도한 안경 사역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근 사십명이 되는 대 식구들에게 영양 공급하느라 연일 땀을 뻘뻘 흘리며 부엌에서 열심히 봉사하신 권사님과 집사님들, 어린이 사역과 노방 축호 전도 사역으로 복음을 전한 아름다운 학생들과 청년들, 날은 덥고 모기는 많고 물은 부족해도 누구 하나 불평없이 열심히 각자 맡은 부분을 잘 감당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리더하신 서 목사님, 여러 분들이 니카라과에서 흘린 수고의 땀을 우리 주님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선교팀을 보내놓고 주야로 후방에서 기도하신 김 목사님과 뉴욕교회 교우들의 숨은 정성까지도 다 기억하실 것입니다.

  20년 사역하는 동안, 단기 선교팀이 방문하기 시작한 건 10년 전 부터인데 고무적인 사실은 해를 거듭할수록 선교팀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엔, 지나가는 여행객처럼 준비해 온 구제품으로 선심이나 쓰려고 했다면 지금은 사역 중심의 모습이 보이는 것입니다. 특히 동일한 선교지를 수 년간 선교하는 교회들에게서 선교사와 선교지 영혼 사랑에 중점을 둔 헌신하는 모습이 확연합니다. 한 번 여행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방문으로 선교사와 선교지 사람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져서 기도로 교통하며 주 안에서 한 피 받아 한 몸 이룬 형제, 자매의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군중 속에서 분주한 미국 생활이라 선교팀들은 머잖아 선교지를 잊어버릴 테지만 찾아주는 이 없는 이곳사람들은 오래도록 여러분들을 잊지 못합니다. 여러분들의 흔적이 이런저런 모습으로 그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한 해도 우리의 가정과 사역을 든든히 세워주시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선교지의 교회들과 선교사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다음 소식 때까지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삶의 승자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2008. 8. 4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선교사 박성도, 박순옥, 박태현 드립니다.



서건석 08-08-20 14:49
 
박성도 선교사님의 8월 소식입니다. 좀 많이 기네요. ^^
편집을 해서 한번에 올리거나, 아님 그냥 두,세번에 나누어서 올리셔도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전단 08-08-22 19:04
 
서건석 형제님 잊지 않고 소식 올려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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