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정이 목자, 목녀로 사역한지 21년이 되었습니다. 이번 몽고 선교에서 했던 간증문을 준비하며 그 기간을 뒤돌아 보니 모든 순간이 은혜였고 감사할 일 뿐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그 모든것을 잊고 사는 듯 합니다.
21년의 시간은 우리 큰 아이, 해나와 같은 연수인데, 해나를 키우며 많은 일들이 있었듯이 가정교회도 그랬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희열, 좌절, 인내 등등의 감정을 가정교회 사역을 하면서도 느꼈습니다. 엄마가 힘들고 지친다고 자기 자식을 포기할 수 없듯이 가정교회가 저희에겐 그랬습니다.
그땐 내가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내가 안닌 하나님이 나를 붙잡고 계셨습니다.
가정교회 모임이 가장 신나고 활기차던 때를 기억해보니 공통적인 점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목원들이 함께 삶을 나누며 말씀과 기도를 통해 격려와 위로를 받음으로 영적 성장을 이루고 외부로 눈을 돌려 잃어버린 영혼을 바라볼 때였습니다. 믿지 않는 한 가정이 믿음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 느꼈던 그 떨림과 희열이 가정교회 모임을 활기있게 하고 목원들의 열정이 살아나게 했습니다.
몽고 지도자 모임에서 간증을 마치고 한 목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본인은 피부관리 시술소에 가면 갖춰진 장비로 순서대로 피부관리를 받듯이, 소그룹 모임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메뉴얼을 기대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의 간증을 톻해 방법의 습득이 아니라, 그저 묵묵히 섬기며 오래 참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셨습니다.
세상에서는 오랜기간 한 분야에서 일하며 갈고 닦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을 베테랑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지금 깨닫는 것은 믿음과 사역에는 베테랑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21년간의 목녀 경험이 있고 나름 열심히 했지만 가정교회를 이끌어 가는 노하우는 없습니다. 내가 만났던 모든 목원들의 경험과 형편이 달랐고 부딪치게 되는 일의 성격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터득한 것이 있다면 내가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께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방법으로 일하려 할 때, 더 많은 불화와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몽고 선교에서 했던 간증을 준비하며 느꼈던 또 다른 은혜는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지금의 나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나는 타성에 젖어 가정교회 모임은 한 주일의 스케줄이 되었고 일정을 소화하듯이 그렇게 모임에 참석합니다. 그리고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가정교회에 있기를 막연히 기대합니다. 아무런 헌신도 없이 말입니다. 적당히, 눈치껏 유지해 오고 있는 내 속에 무너진 곳을 돌아보고 보수하라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마음이 얼마나 쉽게 변하는지 나는 압니다. 그래서 말씀으로 기도로 그 마음을 간직하며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지나온 세월이 모두 값진 것 이었듯이 앞으로 지나갈 시간 또한 모두 값진 것일 테니까요.